Q. 고등학교 1학년인 아들과 진로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부모입니다. 성적이 하위권인 아들은 주변 친구들의 말만 듣고 미술과 제빵을 차례로 학원만 다니다가 곧 포기했습니다. 여러번 대화를 시도했지만 아이가 부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으려고 해서 속상합니다. 어릴 때부터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 상처도 주지 않으려 노력했고, 사이도 좋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A. 자녀에 대한 지나친 '허용적 태도' 오히려 역효과
요즈음 부모들은'좋은 부모가 되기'위해 많은 관심을 갖고, 그에 걸맞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참으로 많은 노력을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심이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자녀에 대한 허용적 태도'입니다. 자녀에게 귀를 기울이고, 수용하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지나칠 경우에는 이러한 태도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노력과 허용적 태도는 차이가 있습니다. 즉, 상처를 받을까봐 전전긍긍하며 자녀의 뜻을 따라주는 것과는 다릅니다.
자녀가 초등 과정까지는'친구같은 부모'의 역할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진로와 관련해 자신의 뜻을 고집하고 부모의 의견 자체를 들으려 하지 않으면서 갈등이 표면화되었습니다. 친구들의 의견은 귀담아 들으면서 부모가 이성적으로 접근하려고 하면 자신의 뜻과는 다르기 때문에 거부반응을 보입니다. 아마 부모의 입장에서는 부모의 권위는 없고, 요구만 하는 자녀를 통해 허용적 양육태도에 자신감을 가졌기 때문에 자괴감이 들 수 있습니다.
양육 과정에서는 부모의 허용적인 태도도 필요하지만, 상황에 따른 부모로서의 권위적인 태도 또한 필요합니다. 모든 관계에서 피할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심리적 상처이고, 부모-자녀 관계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완벽한 이상형으로서 부모의 돌봄보다는 때론 상처를 통해 서로 성숙하고, 서로를 생각할 수 있는 돌봄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허용적 태도가 길러집니다.
[글=백미숙 박사]
*백미숙 박사
-채원심리상담연구소 소장
-백미숙진로학습상담연구소 소장
-한남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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